슬기로운 집공생활

초등 자녀의 감정, 자율성, 문해력을 키우는 따뜻한 학습 블로그. 계획표보다 ‘마음 습관’을 먼저 챙기는 초등 공부 루틴. 부모와 아이가 함께 성장하는, 슬기로운 집공생활.

  • 2025. 4. 28.

    by. 슬집사

    목차

      아이가 실패를 두려워하는 이유

      대부분의 아이들은 태어날 때부터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넘어지고, 또 도전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사회적 기준, 평가 중심의 교육, 어른들의 반응을 통해 ‘실패는 나쁜 것’이라는 인식을 학습하게 됩니다.

       

      아이에게 실패가 두려워지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첫째, 실패했을 때 혼나거나 부정적인 반응을 받는 경험이 누적된 경우입니다.
      둘째, 다른 사람과의 비교를 통해 자존감이 낮아진 경우입니다.
      셋째, 실패가 곧 능력 부족으로 간주되는 환경에서 자란 경우입니다.

       

      실패는 잘못이 아니며, 하나의 ‘경험’이라는 프레임 전환이 아이의 사고방식과 자율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아이가 실패를 받아들이고 다시 도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어른의 역할입니다.

       

       

      창의성은 도전에서 시작된다

      창의성은 ‘틀에서 벗어난 사고’에서 비롯되며, 그 과정에는 필연적으로 시도와 오류가 수반됩니다. 즉, 실패 없는 창의성은 없습니다. 실패를 두려워하는 아이는 시도 자체를 꺼리게 되고, 새로운 시도 없이는 문제 해결 능력이나 창의성 또한 자라지 않습니다. 세계적인 창의력 전문가 켄 로빈슨 경은 “실패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절대로 독창적인 것을 만들어낼 수 없다”라고 말합니다. 이 말은 교육 현장뿐 아니라 가정에서도 큰 시사점을 줍니다. 부모와 교사는 아이가 안전하게 실패하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조력자여야 합니다.

       

       

      실패를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교육 환경 만들기

      실패에 대한 인식 전환은 가정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합니다. 아이가 실패를 했을 때, 부모가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따라 아이의 실패 수용력이 결정됩니다.

       

      1. 실패에 대한 부모의 반응을 점검하자

       

      실패를 두고 “그럴 줄 알았어”, “왜 그렇게 했니?”, “다음부터는 실수하지 마” 같은 말은 아이에게 자신의 시도 자체가 문제였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습니다. 반면, “괜찮아, 좋은 시도였어”, “이번에는 뭐가 어려웠는지 같이 살펴보자” 같은 반응은 아이가 실수를 학습 기회로 받아들이게 합니다. 부모는 아이에게 실수해도 괜찮다는 심리적 안전감을 줘야 하며, 잘못된 점보다는 시도한 점을 먼저 인정해 주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2. 도전 자체를 칭찬하자

       

      아이들이 무언가에 도전했을 때 결과가 좋지 않아도 시도한 용기와 과정에 주목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학습지 퀴즈를 틀렸을 때 “왜 틀렸어?”가 아니라, “어렵지만 스스로 해본 게 멋지다”는 피드백을 주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이러한 태도는 아이가 결과보다 과정을 중시하게 만들며, 자연스럽게 '성장형 사고방식(Growth Mindset)'으로 발전하게 됩니다. 이는 실패를 성장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중요한 사고 전환입니다.

       

      3. 실패를 자주 경험하게 하자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게 하려면 아이가 실패를 작은 단위에서 자주 경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요리를 스스로 해보게 하거나, 만들기, 퍼즐 맞추기, 모형 조립 등을 시도하게 하세요. 실패해도 괜찮은, 작은 실패가 누적되면 아이는 점점 회복탄력성이 높아지고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게 됩니다.

       

      4. 실패한 이유를 함께 탐색해 보기

       

      아이에게 실패는 여전히 감정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일입니다. 단순히 “괜찮아”라고 위로하는 것을 넘어서, 왜 실패했는지를 함께 탐색하는 과정은 아이가 문제를 분석하고 해결하는 힘을 키우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예를 들어, 시험에서 틀린 문제를 그냥 넘기기보다 “어떤 부분이 헷갈렸는지?”, “다음에는 어떻게 풀 수 있을지?”를 함께 이야기해 보는 것입니다. 이는 아이에게 실패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며, 자기 주도적인 학습 태도를 길러줍니다.

       

      5. 실패를 예측하고 준비하는 연습시키기

       

      실패를 긍정적으로 수용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실패를 예상하고, 그에 대한 대응 방안을 미리 생각해 보는 연습도 효과적입니다. 예를 들어, “이번 발표 준비를 하다가 어떤 부분이 잘 안 될 수 있을까?”, “그럴 땐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까?”처럼 사전에 시뮬레이션해 보는 것입니다.
      이 과정은 실패가 막연한 두려움이 아니라, 준비하고 대응할 수 있는 하나의 가능성으로 인식되게 도와줍니다. 아이는 실패를 통제 가능한 범위 내의 경험으로 받아들이며, 실전에서도 긴장보다 자신감을 갖게 됩니다.

       

       

      창의성은 실패에서 자란다

       

       

      부모가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 방법

      실패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도전정신을 키울 수 있는 아이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가정에서의 태도와 환경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아이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도록 만드는 부모의 실천 방법은 아래와 같이 구체화할 수 있습니다.

       

      1. 아이의 실패에 감정적으로 반응하지 않기

       

      실패한 아이에게 “왜 그랬어?”, “다음부터는 실수하지 마” 같은 말은 아이에게 실패에 대한 공포와 죄책감을 심어줄 수 있습니다.
      부모는 실패를 냉정하게 평가하기보다, 아이의 감정을 먼저 이해해 주는 태도를 가져야 합니다. “많이 속상했겠구나”, “그럴 수도 있지”와 같은 말은 아이에게 심리적 안전감을 줍니다. 감정적인 반응보다 관찰자적 태도로 접근하고, 아이가 스스로 말하게끔 유도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2. 실패의 원인을 함께 돌아보고, 구체적으로 피드백하기

       

      실패에 대한 지나친 위로도, 무조건적인 칭찬도 아이에게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실패를 학습 기회로 전환하려면 부모는 실패한 상황을 아이와 함께 차분히 분석하고, 구체적인 피드백을 제공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시험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면 “노력이 부족했구나” 대신, “이번에는 어떤 문제에서 많이 틀렸는지 우리 같이 한번 볼까?”, “이 문제 유형이 어려웠던 이유는 뭐였을까?”처럼 문제 해결형 대화를 시도해 보세요. 이 과정은 아이에게 실패는 잘못이 아니라 배움의 재료라는 메시지를 자연스럽게 전달합니다.

       

      3. 실패 이후에도 아이를 꾸준히 신뢰하고 응원하기

       

      아이들이 실패 후 가장 바라는 것은 결과보다 존재 자체에 대한 인정입니다. “그럼에도 널 믿어”, “너라면 다시 해낼 수 있을 거야” 같은 말을 반복적으로 들은 아이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보다 **내면의 회복 탄력성(resilience)**을 갖게 됩니다. 이때 중요한 건, 실패한 행동이나 결과를 바로잡는 것보다 아이의 감정을 수용하고, 다시 시도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아이가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해도, 부모나 교사가 꾸준히 신뢰해 주는 태도가 오히려 장기적으로 더 큰 성장을 이끌 수 있습니다.

       

      4. 작은 실패 경험을 일상 속에서 의도적으로 제공하기

       

      아이에게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게 하려면, 실패를 일상적인 경험으로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부모가 모든 일을 대신하거나 실수 없이 완벽한 환경을 만들어주면, 아이는 점점 실패에 대한 내성이 약해집니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활동이 작은 실패 경험의 기회를 줄 수 있습니다:

      • 스스로 아침 도시락을 싸게 하기 (맛이 없을 수도 있음)
      • 직접 마트에서 물건 고르기 (예산 초과 가능)
      • 새로운 취미 도전하기 (예: 우쿨렐레 배우기, 클레이 만들기 등)

       

      이런 활동에서 실패가 발생했을 때, 부모가 “이런 것도 다 경험이야”, “실수하면서 배우는 거야”라고 말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이는 실패를 두려움이 아닌 자연스러운 일상의 일부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5. 실패보다 ‘도전’ 자체를 칭찬하기

       

      부모는 자칫 결과 중심의 칭찬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잘했어, 1등이네!”, “맞췄구나, 똑똑하네!” 같은 말은 결과에 대한 기대감과 압박감을 심어주고,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강화할 수 있습니다. 대신, “용기 내서 해본 게 정말 멋지다”, “새로운 걸 시도해 보려는 자세가 좋아”와 같이 도전 자체를 칭찬하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이렇게 되면 아이는 결과보다 자신의 노력, 과정, 도전에 집중하게 되어 실패가 두렵지 않게 됩니다.

       

      6. 일주일에 한 번, ‘실패 이야기 나누기’ 시간 만들기

       

      일주일에 한 번, 가족 전체가 모여 각자 최근에 겪은 실패 경험과 느낀 점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이때 중요한 것은 실패의 크기나 결과가 아니라, 그 상황에서 어떤 감정을 느꼈고, 무엇을 배웠는지를 자연스럽게 나누는 것입니다. 이런 시간을 통해 아이는 실패는 누구나 겪는 보편적인 일임을 배우고, 부끄러워하거나 감추려 하지 않게 됩니다. 또한 타인의 실패 경험에서 간접적으로 배우며 공감 능력도 향상됩니다.

       

      예:

      • “이번 주에 나는 계란프라이를 하다가 태워버렸어. 불 조절을 다음에 더 잘해야겠더라.”
      • “나는 발표 준비를 열심히 했는데 긴장해서 말이 꼬였어. 그래도 끝까지 해낸 게 뿌듯했어.”

       

      이런 식으로 어른도 솔직하게 실패를 드러내는 모습을 보이면 아이는 실패에 대한 심리적 안전감을 느끼게 됩니다.

       

      7. 실패를 주제로 한 책이나 영화 함께 보기

       

      아이의 이해 수준에 따라 실패를 주제로 한 이야기 콘텐츠를 함께 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예를 들어, 유명한 발명가의 일대기, 실수를 통해 성장한 인물의 이야기, 혹은 주인공이 실패 후 다시 도전하는 애니메이션 등을 통해 간접 경험을 통한 학습이 이루어집니다. 콘텐츠를 본 후 “저 주인공은 왜 포기하지 않았을까?”, “네가 저 상황이었다면 어떻게 했을 것 같아?”와 같은 대화를 통해 성찰과 내면화를 유도해 보세요.

       

      8. 아이에게 선택권을 주고, 그 결과에 책임지는 기회를 주기

       

      성장 과정에서 실패 수용력을 높이려면, 아이가 자신의 선택을 통해 실패를 경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오늘은 어떤 문제부터 풀고 싶니?”, “이 중에서 네가 맡고 싶은 역할은 뭐야?”처럼 선택의 기회를 주고, 그 선택에 따라 결과를 경험하게 합니다. 만약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아이를 대신해 해결하지 말고, 어떻게 다시 해볼 수 있을지 질문을 던져주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이는 단순한 실패 수용을 넘어 문제 해결력과 자기 주도성을 키우는 핵심적인 교육 방식입니다.

       

       

      결론 : 도전정신과 실패 수용력은 미래형 인재의 핵심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아이는 도전정신, 창의성, 회복탄력성, 그리고 자기주도 학습 능력을 고루 갖춘 아이입니다. 이는 단지 시험 점수나 성적과는 비교할 수 없는, 장기적인 인생 경쟁력입니다. 부모와 교사가 아이의 실패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배움으로 전환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준다면 그 아이는 미래 사회에서 자기 길을 주체적으로 걸어갈 수 있는 탄탄한 심리적 기반을 가지게 됩니다.

      실패를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성장을 위한 디딤돌로 인식하는 교육, 그것이야말로 창의적이고 자율적인 아이를 키우는 첫걸음입니다.